'노량: 죽음의 바다' 침체된 영화계 부활 신호탄 될까 [종합]

입력 2023-11-15 12:52   수정 2023-11-15 14:59

이순신 프로젝트 10여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가 베일을 벗는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웅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명량',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3부작 프로젝트의 대미를 완성하는 작품.

1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김한민 감독)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한민 감독,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문정희, 김성규, 이규형, 이무생, 박명훈, 최덕문, 박훈이 참석했다.

김윤석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는데, 스케일이 너무 커서 소화가 안 되는 기분으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이순신 장군 배역을 영광스럽고, 동전의 양면으로 부담스러워한다. 고민 중에 시나리오를 봤더니 완성도가 높았다. 이것이 영상화될 수 있다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됐고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한민 감독은 김윤석에 출연 제안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김윤석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명량'에선 불, '한산'에선 물과 같은 기운이라면 종결작인 '노량'에선 그 두 가지가 복합된 그 속에서의 시너지가 나와야 했다. 그런 배우가 누군지 생각해보면 김윤석"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석은 "'명량'이 2014년에 개봉해 10년이 됐다. 이 프로젝트를 꿈꾸고 가시화하는 시간까지 20년 된다고 본다. 감독이 하나하나 쌓으며 무려 세 편이나 만들었기 때문에 '노량' 배경과 인물에 관해 전폭적으로 감독의 도움을 받았다. '노량'의 김 감독은 전작들의 노하우가 쌓인 집약체다. 전작에서의 배우들 보다 덜 고생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은 1598년 노량 해협의 겨울 바다에서 살아서 돌아가려는 왜와 전쟁을 완전히 끝내려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를 압도적 스케일로 스크린에 재현해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전투를 더욱 성대하게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김 감독은 "떨리고 긴장된다. 10년의 여정이 무사히 마감할 수 있구나. 멋진 어마어마한 아우라가 있는 배우들과 젊은 배우들과 사고 없이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에서 이 영화가 개봉하게 되어 여러 긴장감과 떨림이 함께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윤식은 "7년 동안 끌어왔던 이 전쟁을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 이 작품의 또 다른 제목은 '임진왜란'이다. 전체를 건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더라. 너무너무 부담스러웠지만, 백윤식 선배 함께하신다는 이야기 듣고 너무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 정재영, 허준호 등 말할 것 없는 배우들을 믿고 의지했다"고 말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이들은 김 감독에 대한 믿음과 시나리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강렬한 앙상블을 만들어냈다.

먼저 최후의 전투를 앞둔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김윤석은 "다른 작품보다 이순신 장군의 고뇌가 많이 담겨있다"며 "'명량', '한산'의 이순신을 가슴과 머릿속에 담아야 했다"고 밝혔다.

'명량'의 최민식, '한산'의 박해일에게 얻은 조언이 있느냐고 묻자 "다 내려놓고 기도하라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악명 높은 살마군을 이끄는 왜군 수장이자 최고지휘관 시마즈 역은 백윤식이 연기했다.

백윤식은 "시마즈는 일본 역사 속에서도 매우 유명한 인물이라고 한다.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노련한 전략가로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이순신 장군과 맞선다. 냉혈한 모습을 강렬하게 표현해보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30kg의 갑옷을 입고 촬영을 한 것에 대해 백윤식은 "일본의 기능 보유자들과 의상 감독이 소통해가며 섬세하게 작업했다. 시마즈 출신 지역이 큐수라는 모양인데 기능 보유자들도 같은 지역이라 고향분이라고 하면서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시더라. 잘 부탁한다는 전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타짜'에서 아귀와 평경장이었던 김윤석과 백윤식이 '노량'을 통해 적군으로 다시 만나 화제를 모았다. 김윤석, 백윤식은 "영화배우로서 가장 많은 작품을 함께한 배우"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김윤석은 "영화배우로서 아장아장 걸음마일 때 뵙고 '범죄의 재구성', '타짜', '천하장사 마돈나', '전우치' 등 계속 뵙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신 산증인"이라며 "선생님의 작품 '지구를 지켜라'를 보고 레전드라고 생각했고, 마음으로 존경하는 분이다. 정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백윤식은 '아귀'가 이순신 장군이 된 것에 대해 "김윤석 배우를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이어 " 사랑하는 후배 김윤석뿐만 아니라 후배들 모두 존중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편에서 명나라 장수들이 새롭게 등장한다. 조명연합함대를 함께 이끄는 명나라 수군 도독 진린 역엔 정재영,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 역은 허준호가 맡았다.

정재영은 "마음은 이순신 몸은 명에 있어 고민하는 역할이다. 시나리오 읽고는 먹먹했는데 고대 중국어 연습하면서 막막했다. 잘못한 것 아닌가 싶었다.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사투리 배울 때랑은 굉장히 다르더라. 촬영 끝날 때까지 굉장히 고생했다. 지금도 걱정이 되고, 명나라 말 아는 분은 안 보셨으면 한다"고 털어놨다.

허준호는 "명나라 후예분들에게 굉장한 분들이다. 저는 시나리오 쪽으로 무게를 뒀다. 고증, 역사적인 부분은 김 감독만 믿고 가는 입장이었다. 스토리로 더 들어갔다"고 밝혔다. 매번 녹슬지 않은 액션을 선보이는 그는 "제 액션보다 해전이 백미"라며 "직접 와서 보셔야지만 알 수 있다. '한산'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부분이 있다. 재밌다. 기대해 주셔도 된다"고 했다.

'한산'에 이어 준사 역으로 돌아온 김성규는 "'한산'의 준사는 혼란스러운 감정적인 인물이었다면, '노량'은 결정을 하고 처절한 전투안에서 냉철해지고 단단해진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이순신 장군 옆에 있기에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 수 있는 인물로 보였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순신 장군의 심복 송희립 역을 연기한 최덕문은 "이순신 장군만 바라보는 든든한 심복이다. '명량'과는 다른 캐릭터로 참여하게 됐는데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작에 이어 이운룡 역을 다시 연기한 박훈은 "'한산'에서 손현주 선배가 입었던 갑옷을 제가 입었다. 입는 순간 성공이란 이런 것인가 싶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질감과 표현력이 훨씬 디테일하고 캐릭터에 들어가게 되는 느낌이 있었다. 자세가 달라진다.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기고 선배들과 섰을 때 견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넙죽 엎드려 연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순신 장군의 아내 방씨 부인 역의 문정희는 "이순신 장군이 개인적으로 힘든 부분을 보이는 부분이 나오는데, 슬프지만 동요하지 않고 강인함을 부추기는 인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역사적으로 찾아봤는데 어떤 마음일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일점이라 이슈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고, 감독이 왜 방씨 부인을 등장시켰을까 생각했다. 육지의 조선 군인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으로서도 아내로서 남편의 고뇌를 들추어보고 엿보일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왜군 선봉장 고니시의 오른팔 책사 아리마엔 이규형, 왜군 선봉장 고니시 역은 이무생이, 시마즈의 심복이자 타협 없는 왜군 장수 모리아츠 역엔 박명훈이 출연했다.

이규형은 "왜군이 불리한 입장인데 제일 절박한 인물이다.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며 목숨 걸고 탈출해야 했다. 바쁘게 뛰어다녔다. 머리, 특수분장 세 시간 정도 받았다. 감독이 마지막에 체크하고 다시 하자 하면 한 시간 정도 수정받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여러 진영을 오가며 다양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규형은 "조선군 빼고 다 만났다. 명나라는 눈치 게임이었다. 저는 일본어로, 선배님은 중국어로 연기하고, 언제 끝나는 거지 했다. 통역을 해주는 인물들이 옆에 붙어 다녔다. 재밌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무생은 "고니시는 적군이긴 하지만 임진왜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순신 장군에 맞서 전략을 구사해야 했다. 강한 상대를 만나 그 인물을 거울삼는다고 해야 할까.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했고, 나름대로 날 선 면모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이성을 찾으려 노력하는 용맹함을 유지하려는 모습으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박명훈은 "조선의 송희립 장군이 두 눈과 귀라면, 저는 시마즈 장군의 두 눈과 두 귀를 바라보는 명령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한산'의 변요한으로부터 조언을 들었다고. 박명훈은 "제가 쓰는 언어가 모국어가 아니기에 한번 엉키면 긴 대사들이 많아서 '현장에서 형 큰일 날 수 있다'고 하더라. 군대에서 이등병이 딱 치면 나오듯, 달달달달 외우라고 했다. 그 조언이 있어서 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눈을 좀 더 크게 뜨지 못해 NG가 나거나, 눈을 깜빡거리면 안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임진왜란 7년의 종전을 알리며 조선의 운명을 바꾼 전투 ‘노량해전’씬은 영화의 백미다. 조선, 왜 그리고 명나라까지 합류해 총 약 1000여 척이 싸운 역사적 해전을 바탕으로 임진왜란 7년간의 전쟁 중 유일한 야간전이였던 현장의 치열함과 전술을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구현하며 밀려오는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예정이다.

김한민 감독은 이에 대해 "1시간 40분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장군의 대의, 유지에 대한 메시지가 큰 울림이 있는 작품인데 그걸 위해 '명량', '한산'에 이어 '노량'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동아시아 최대의 해전이다. 야간에 시작해 오전까지 싸워나가는, 그래서 '죽음의 바다'라고 붙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쌓아 온 노하우가 '노량'에 다 귀결되어 있다"고 밝혔다.

김윤석은 "'덩케르크' 같은 영화는 수십편이 만들어졌다. 이순신 장군 영화도 어린 시절 봤다. 임진왜란에 대한 영화가 앞으로 몇편이 더 나오게 될지 모르겠지만 왜란과 이순신 영화를 한 편으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고 세 편으로 나누어 만들 생각을 했다는 게 대단한 야심, 어마어마한 모험, 끔찍한 고생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세 작품을 빼놓고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논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백윤식은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업적이 재조명되는 것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긍지와 기대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시나리오나 책을 봤을 때 극적인 요소가 많고,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시면 관객들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김한민 감독은 "전작들이 개봉한 후 '희망과 힘이 된다', '위로가 된다'는 댓글을 봤다. '노량'은 '죽음의 바다'가 부제이지만 죽음이 갖는 차분하고 명쾌함이 있다. 이 영화가 관객에게 진정으로 큰 위로, 용기, 위안이 되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가 코로나보다 더 어려운 시기가 됐다. 그런 분위기 속에 12월 20일 개봉하게 됐다. 죽음에는 해체 종말의 의미도 있지만 새로운 시작을 잉태하고 있다"면서 "'노량'과 '서울의 봄'이 한국 영화가 부활하는 신호탄이 되길 간절하게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오는 12월 20일 개봉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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